처음에는 혼자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사업자 등록을 하고 처음 맞이하는 부가세 신고 기간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국세청 홈택스에 들어가서 몇 번 클릭하면 금방 끝날 줄 알았다. 다들 요즘은 AI나 자동화 서비스가 잘 되어 있다고 하길래, 나도 굳이 세무 대리인을 쓸 필요가 있나 싶었다. 10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 하는 수수료가 아깝기도 했고, 내 매출 내역은 내가 제일 잘 아니까 별문제 없을 거라 자신했다. 그런데 막상 로그인을 하고 나니 화면에 뜨는 복잡한 용어들이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매출 매입 내역을 일일이 불러오고, 공제받을 항목을 분류하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 번거로운 작업이었다.
영수증이랑 씨름하기 시작한 시간들
문제는 세금계산서 외에 카드 내역이었다. 사업용 신용카드를 등록해 놨는데도 왜인지 제대로 불러와지지 않는 항목들이 꽤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한 것들이랑 오프라인에서 급하게 산 사무용품 영수증들이 섞여 있으니 머리가 아파왔다. 이게 매입세액 공제가 되는 건지 아닌지 긴가민가한 항목들이 계속 튀어나왔다. 예전에 들었던 기억으로는 분명 다 된다고 했는데, 막상 클릭하려고 하니 가산세가 무서워서 하나하나 다 검색하게 되었다. 그렇게 3시간을 넘게 붙잡고 있다 보니, 이게 과연 내가 시간 들인 만큼 아끼는 게 맞는 건지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무료 서비스 광고가 자꾸 눈에 밟힌다
도중에 포기하고 싶어서 광고에 나오는 셀프택스 같은 서비스들을 살펴봤다. 부가세 신고 수수료 0원이라길래 혹해서 들어가 봤는데, 막상 내 상황을 대입해보니 이것도 결국 내가 입력해야 하는 건 똑같더라. 물론 홈택스보다는 UI가 훨씬 친절하긴 했다. 작년에는 5만 원 정도 내고 다른 서비스를 이용했었는데, 올해는 그것조차 아까워서 버티는 중이다. 하지만 내 시간을 이렇게 허비하는 게 맞나 싶다. 차라리 그 시간에 영업을 하거나 제품 개발을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결국은 끝냈지만 개운하지 않은 기분
어찌어찌 신고 버튼을 눌렀다. 최종적으로 납부해야 할 세액을 확인하고 나니 허탈했다. 사실 내가 맞게 한 건지, 아니면 나중에 세무서에서 연락이 오는 건 아닌지 계속 찝찝하다. 며칠 전에는 화물차를 운영하는 지인이 트럭 매입 비용이나 부가세 환급 같은 걸로 절세하는 법을 알려줬는데, 내 업종이랑은 완전히 달라서 적용할 수도 없었다. 남들은 무슨 세금든든케어니 뭐니 해서 혜택을 잘 챙긴다는데, 나는 왜 이렇게 기본 신고조차 쩔쩔매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 다음 신고 기간에도 나는 똑같이 이 고생을 하고 있을 것 같다.
나중에 또 후회할 것 같은 예감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차라리 그 돈을 주고 맡기는 게 스트레스 측면에서는 훨씬 나았을지도 모른다. 신고 기한이 임박해서 급하게 처리하느라 놓친 건 없는지 계속 불안하다. 나중에 가산세 고지서가 날아오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 사람들은 이게 다 공부가 된다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다음에는 너무 고집부리지 말고 적당한 선에서 남의 도움을 받는 게 낫겠다는 결론만 내렸다. 하지만 막상 6개월 뒤가 되면 또 습관처럼 직접 로그인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 애매한 불안함이 언제쯤 사라질지 모르겠다.

홈택스 때문에 밤새는 사람 많네요. 매출 내역을 꼼꼼히 챙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알게 되네요.
홈택스 때문에 밤새는 사람들 정말 많네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