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뉴스를 보고 주식 절세에 솔깃했던 시작
작년 말쯤이었나, 인터넷 뉴스랑 유튜브에서 일본의 NISA 제도니 뭐니 하는 이야기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주식 절세 계좌인 ISA 계좌를 안 만들면 손해라는 식의 정보를 엄청나게 접했다. 나도 나름대로 주식을 조금씩 굴리고 있었고, 배당금이 들어올 때마다 꼬박꼬박 떼이는 15.4%의 배당소득세가 유독 아깝게 느껴지던 참이었다. 그래서 나도 남들 다 한다는 말에 솔깃해서 평소 쓰던 모바일 뱅킹 앱을 켜고 별생각 없이 가입 버튼을 눌렀다. 이때까지만 해도 계좌만 일단 만들어 두면 알아서 세금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돈을 버는 줄로만 알았다. 솔직히 말하면 뭐가 어떻게 계산되고 어떤 한계가 있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남들이 좋다니까 덜컥 개설부터 한 셈이다.
일반 계좌와 ISA 사이에서 헷갈리기 시작한 손익 통산
막상 ISA 계좌를 만들고 나니 기존에 쓰던 일반 주식 계좌에 들어있던 종목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부터가 난감했다. 일반 계좌에 묶여 있는 주식을 ISA 계좌로 바로 이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개설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결국 기존 주식을 손실이든 이익이든 일단 다 팔아서 현금화한 뒤에, 그 돈을 다시 ISA 계좌로 송금해서 새로 사야 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도 은근히 아까웠고, 내가 주식을 팔고 다시 사는 그 짧은 사이에 주가가 올라버릴까 봐 며칠 동안 눈치싸움을 하느라 피곤했다. 게다가 ISA 계좌 안에서 국내 주식형 ETF와 다른 금융 상품들을 섞어 담았을 때, 손익 통산이 어떤 방식으로 묶여서 정산되는지 개념을 잡는 것도 생각보다 복잡했다. 매년 2,000만 원이라는 납입 한도가 정해져 있다 보니 자금을 쪼개 넣는 타이밍을 맞추는 것도 매번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서민형 가입 조건 확인하러 세무서까지 찾아간 날
더 짜증 났던 건 일반형 ISA와 서민형 ISA의 혜택 차이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일반형은 비과세 한도가 200만 원인데 서민형은 400만 원까지 해준다고 하길래 당연히 서민형으로 가입하고 싶었다. 그런데 모바일 앱에서 신청하려고 하니 내 직전 연도 소득 증빙이 제대로 연동되지 않는다며 자꾸 오류 메시지가 떴다. 고객센터에 전화해 봐도 서류를 직접 떼서 확인해야 한다는 기계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회사에 반차를 내고 집 근처 마포세무서 2층 민원실을 직접 찾아갔다. 하필이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과 겹쳐서 대기실은 이미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었고, 내 순서가 올 때까지 꼬박 1시간 반을 기다려야 했다. 서류 한 장 떼는 데 이렇게까지 힘을 빼야 하나 싶어 대기 의자에 앉아 있는 내내 짜증이 밀려왔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250만 원 공제의 함정
진짜 골치가 아팠던 부분은 해외주식 계산이었다. 내가 미국 주식도 조금씩 사 모으고 있었는데, 미국 주식은 연간 양도차익 250만 원까지는 비과세지만 그 이상은 22%의 세율이 붙는다. 나는 당연히 ISA 계좌를 통해 미국 주식도 절세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만 ISA에서 거래가 가능하고, 미국 거래소에 직접 상장된 개별 주식들은 ISA 계좌에서 살 수조차 없었다. 결국 미국 주식은 일반 주식 계좌에서 계속 거래해야 했고, 그렇게 되니 내 투자 자산이 ISA와 일반 계좌로 쪼개져서 관리하기가 곱절로 귀찮아졌다. 게다가 미국 주식에서 난 이익과 국내 주식에서 난 손실은 서로 퉁쳐서 계산해주지 않는다는 법을 뒤늦게 깨닫고 머리가 더 꼬이기 시작했다.
결국 세무사 상담에 10만 원을 쓰고 나서야 정리된 기분
혼자서 국세청 홈택스 웹사이트의 자주 묻는 질문을 뒤지고 인터넷 글들을 아무리 읽어봐도, 내 계좌 상황에서 세금이 정확히 얼마나 나오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괜히 자진 신고를 누락하거나 잘못 계산했다가 나중에 가산세라도 떼이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국 답답한 마음에 아는 사람을 건너건너 소개받아 세무사에게 10만 원 정도를 주고 비대면으로 간단한 세무 상담을 받았다. 통화는 15분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내 소득 상태와 계좌 내역을 듣고는 “이 금액대면 올해는 굳이 추가 신고할 필요가 없고 내년에 합산해서 처리하면 된다”며 아주 허탈할 정도로 쉽게 정리해 주었다. 10만 원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혼자 끙끙 앓았던 시간이 바보 같았다.
절세도 결국은 시드머니가 커야 의미가 있다는 씁쓸함
모든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 내 계좌의 절세 예상 금액을 다시 쳐다보았다. 내가 이번에 복잡하게 굴어서 아낄 수 있었던 세금은 기껏해야 몇 십만 원 수준이었다. 연간 한도를 꽉 채워서 투자할 만큼의 목돈도 없는 상태에서, 푼돈 몇만 원 아끼겠다고 세무서에서 1시간 반을 버리고 상담 비용으로 10만 원을 쓴 셈이다. 결국 절세 전략이라는 것도 굴리는 시드머니의 단위가 억 단위는 되어야 진짜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이지, 나 같은 푼돈 개미 투자자에게는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실익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내 ISA 계좌에는 애매한 금액이 덩그러니 묶여 있는데, 의무 가입 기간이 끝날 때까지 이걸 계속 유지해야 할지 아니면 그냥 해지하고 편하게 예전처럼 일반 계좌 하나로만 돌릴지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미국 주식의 경우, 연도별로 비과세 한도를 놓치면 계산이 훨씬 복잡해지더라고요.
계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세무사 상담을 받는 건,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꽤 현명한 선택인 것 같아요.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다 세무사 선임하는 게 정신 건강에 훨씬 좋겠네요. 제가 비슷한 경험 때문에 오히려 더 고민만 했던 것 같아요.
직전 연도 소득 증빙 때문에 마포세무서에서 1시간 반이나 기다린 거, 정말 공감되네요. 정확한 정보 확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