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5월만 되면 왜 이렇게 사람이 쪼그라드는지 모르겠다

매년 5월이 다가오면 괜히 마음이 불편하다. 누군가는 연말정산 환급금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며 자랑하지만, 프리랜서나 개인 사업자 딱지가 붙은 순간부터 5월은 그냥 숙제 기간이다. 작년 이맘때도 그랬다. 홈택스 화면을 켜놓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이 안 잡히더라. 매번 하는 건데도 왜 이렇게 생소한지 모르겠다.

일단 홈택스부터 켜놓고 보는 습관

처음엔 혼자 해보겠다고 패기 있게 로그인했다. 그런데 화면에 뜨는 알림창들이 하나같이 외계어 같다. 매출이 적으니 대충 기준경비율로 신고하면 되겠지 싶어 덤볐는데, 덜컥 겁이 났다. 입력할 칸은 왜 이렇게 많은지. 하나 잘못 입력하면 나중에 가산세 폭탄을 맞는 건 아닌가 싶어서 손가락이 떨린다. 작년에는 결국 1시간을 끙끙대다가 그냥 창을 닫아버렸다. 그러고 며칠 뒤에 세무서로 무작정 찾아갔다. 대기 번호표를 뽑고 한 40분쯤 기다렸나. 담당 직원분은 바빠 보이셨고, 내가 가져간 서류를 훑어보시더니 생각보다 덤덤하게 처리해주셨다. 그때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내가 너무 쫄았던 것 같다.

기준경비율이 도대체 뭐길래

신고를 하다 보면 늘 듣게 되는 단어인데 이게 참 애매하다. 장부를 제대로 쓰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일일이 영수증 챙기며 기록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간편장부라는 것도 있다던데, 막상 해보려니 이것도 전문 지식이 조금은 필요한 것 같아 포기했다. 다들 경비율로 한다길래 나도 눈치껏 따라가는 중인데, 이게 정말 최선인지 항상 의문이 든다. 뉴스를 보면 강남의 유명 안과 의사가 수십억대 세금을 포탈했다는 기사가 나오던데, 그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런 머리를 굴리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나는 고작 몇 십만 원 세금 더 내느냐 덜 내느냐로 이렇게 머리를 싸매고 있는데 말이다.

세무 대행을 맡길까 고민하다가

주변 친구들은 진작에 세무 대행을 맡기라고 한다. 비용은 보통 10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면 되는 것 같은데, 이 돈을 아끼자고 내 시간을 며칠씩 허비하는 게 맞나 싶다. 그래도 막상 업체에 맡기려니 서류 넘겨주는 것도 귀찮고, 내 사생활을 다 보여주는 것 같아 묘하게 꺼려진다. 박수홍 씨나 다른 연예인들이 세금 문제로 고생하거나 환급받는 기사를 보면, 돈이 많아도 세금은 정말 골치 아픈 존재구나 싶다. 13개월 된 아기가 광고를 찍고 세금을 낸다는 소식을 보면, 나는 이 나이 먹고도 세금 계산 하나 제대로 못 해서 쩔쩔매고 있나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끝내지 못한 숙제 같은 기분

이번에도 결국 혼자 해볼지, 아니면 돈을 조금 주더라도 깔끔하게 맡길지 고민 중이다. 사실 답은 정해져 있는데 자꾸 미루게 된다. 신고 기간이 끝나갈 무렵이면 마음이 더 조급해지겠지. 기한 후 신고라는 것도 있다던데, 굳이 그 고생을 사서 할 필요는 없으니 이번 주 안에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세무 프로그램 같은 것도 찾아봤는데 오히려 더 복잡해 보여서 손이 잘 안 간다. 그냥 세무서 가서 번호표 뽑고 기다리던 그날의 눅눅한 공기가 생각나서 더 발걸음이 안 떨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세금이라는 게 꼬박꼬박 내야 하는 의무인 건 알지만, 왜 이렇게 매년 새로 배우는 것 같은 느낌인지 모르겠다. 다들 이렇게 사는 건지, 아니면 나만 유독 세법에 젬병인 건지 조금 궁금해진다.

“5월만 되면 왜 이렇게 사람이 쪼그라드는지 모르겠다”에 대한 1개의 생각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