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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 상담 한번 받으려다 서류만 한 달째 준비 중

세금 계산기만 돌리다가 지쳐버린 날

요즘 들어 부모님께 물려받을 건물을 어떻게 정리하는 게 좋을지 자꾸 고민하게 된다. 원빌딩 같은 곳에서 낸 책도 좀 훑어보고, 인터넷에 떠도는 상속·증여 절세 전략 글들도 꽤 읽어봤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머리만 더 복잡해진다. 분명히 ‘절세 꿀팁’이라고 써진 글들은 많은데, 막상 내 상황에 대입해보려고 하면 10년 주기 분할 증여니 혼인·출산 공제니 하는 것들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들어맞을지 도통 감이 안 잡힌다. 어제는 밤늦게까지 국세청 홈택스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수치를 두드려봤는데, 결과가 나올 때마다 세금이 억 단위로 바뀌니 이게 맞는 건지 틀린 건지 무서워지더라. 그냥 상담이나 한 번 받아볼까 싶어서 유명한 세무 법인들에 전화도 몇 번 해봤는데, 수임료만 500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까지 부르니 쉽게 결정하기도 어렵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서류 준비의 늪

결국 어디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에 지인이 소개해준 곳에 예약을 잡았다. 그런데 상담을 예약하고 나니 세무사님이 보내주신 서류 리스트가 무슨 대학 입시 원서 준비하는 수준이다. 등기부등본은 기본이고, 건물 임대차 계약서 전부 다, 최근 5년 치 관리비 내역, 그리고 혹시 모를 대출금 증빙 서류까지 챙겨오란다. 사실 임대차 계약서도 제때 정리 안 해놔서 구석에 박혀있는 걸 하나하나 찾느라 주말 내내 땀을 뺐다. 관리비 정산 내역은 왜 그리 복잡한지, 중간에 임차인이 바뀐 곳은 다시 계산해야 하는데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이런 서류를 정리하면서 느끼는 건데, 돈을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게 왜 이렇게 사람을 피 말리게 하는지 모르겠다.

NH투자증권 같은 패밀리오피스는 꿈도 못 꿀 현실

뉴스에서 보면 NH투자증권이나 뭐 그런 곳에서 300억 클럽이니 뭐니 하면서 가업 승계 컨설팅도 해준다고 한다. 부동산부터 유학까지 다 알아서 해준다는데, 솔직히 그건 딴 세상 이야기다. 우리가 가진 건물 하나가 몇십억 단위라고 해도, 그런 초고액 자산가들처럼 체계적으로 관리받으려면 얼마나 큰 비용이 들까 싶다. 그냥 나 같은 사람은 세무사 사무실에서 서류 한 보따리 들고 가서 한 시간 상담받는 게 최선인데, 그마저도 상담비만 몇십만 원씩 내야 한다니 억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어떤 분들은 이런 것도 다 비용이라 생각하고 투자라 하던데, 당장 나가는 돈이 너무 크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밸류업 노하우라는 말의 무게감

책에서는 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바꿔서 수익을 올리고 세금을 줄이는 밸류업 전략을 소개하던데, 말은 참 쉽다. 용도 변경 한 번 하려면 구청 들락날락하는 거랑 인테리어 공사 비용, 임차인 명도 문제까지, 이게 말처럼 깔끔하게 끝날 일이 아니다. 건물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건 좋은데, 그 과정에서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세금 절약분과 비교하면 정말 남는 장사인 건지 가끔 의문이 든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공실 하나 생기면 타격이 큰데, 그런 리스크는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으니까. 그냥 지금처럼 적당히 세금 내고 편하게 살까 싶다가도, 나중에 상속세 고지서 보면 기절할 것 같아서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다.

상담을 받고 나서도 남는 찜찜함

결국 예약을 잡고 상담을 다녀왔다. 그런데 막상 세무사를 만나서 구체적인 수치를 보여주니 돌아오는 대답은 ‘검토가 좀 더 필요하다’였다. 당장 명확한 해답을 얻을 줄 알았는데, 세법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지금 당장 확정 지을 수 있는 건 없다는 말이 돌아왔다. 결국 상담비만 내고, 숙제만 더 많이 들고 온 셈이다. 앞으로 10년 뒤를 내다보고 증여 계획을 세우라는데, 당장 내일 일도 모르는데 10년 뒤라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을 탔는데, 사람들이 모두 평온해 보였다. 나 혼자만 이 복잡한 세금 계산기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일단 서류부터 다시 제대로 정리해봐야겠다. 이게 끝이 나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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