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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를 바꾸는 게 이렇게 눈치 보일 일인가

매년 1월이나 7월만 되면 괜히 가슴이 콩닥거린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쯤 되었는데, 세무사를 바꾸는 문제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요즘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처음 사업자 등록할 때는 그냥 아는 사람이 소개해준 곳으로 아무 고민 없이 연결되었다. 그때는 당장 사업자 등록증 내는 게 급했고, 세무 쪽은 아예 아는 게 없었으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맞나 싶은 순간들이 하나둘씩 쌓이기 시작했다.

질문을 하면 돌아오는 단답형 답변들

처음에는 내가 초보 사장이라 잘 몰라서 그런 줄 알았다. 궁금한 게 있어서 연락을 하면, 답변이 하루나 이틀 뒤에 짧게 문자로 오는 게 다반사였다. ‘사장님, 그거 안 됩니다’ 혹은 ‘이번에는 이 항목으로 처리하세요’ 정도. 내가 궁금한 건 왜 안 되는지, 혹시 다른 방법은 없는지 그런 맥락인데 그런 설명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예전에 상담비용을 따로 내고 다른 곳에 물어봤을 때는 정말 꼼꼼하게 설명해 주던데, 우리 세무사무소는 월 기장료 10만 원을 꼬박꼬박 내면서도 매번 내가 을이 된 기분이었다. 사실 세무사님 얼굴을 본 건 계약하던 날 딱 한 번뿐이다. 다들 바쁘니까 그렇겠지 싶으면서도, 막상 세금 낼 때가 되면 내가 뭘 내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답답함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세무사 변경을 고민하게 된 결정적 계기

지난번 부가세 신고 때 일이 터졌다. 매입 자료가 누락된 게 있어서 수정신고를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문의를 넣었는데, 돌아온 답변은 ‘이미 신고가 끝났으니 나중에 종합소득세 때 반영하자’는 것이었다. 이게 맞는 건지 아닌지 불안한 마음에 동네 창동세무사 사무실 몇 군데를 기웃거려 봤다. 가서 상담받아보니 생각보다 세무사마다 스타일이 엄청나게 다르더라. 누구는 적극적으로 절세 방안을 제시하고, 누구는 딱 규정대로만 하려고 한다. 상담비용도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곳은 간단한 질문에도 5만 원, 10만 원씩 상담비를 요구하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그냥 무료세무상담이라고 해놓고는 자기네 사무실로 기장 계약을 옮기면 상담비는 없애주겠다고 했다. 공짜가 세상에 어디 있겠냐마는, 상담비용을 내는 게 아깝다기보다는 나한테 잘 맞는 곳을 찾는 게 더 일처럼 느껴졌다.

서류 챙기는 게 더 큰 짐이었다

솔직히 세무사를 바꾸는 마음을 먹으면서 가장 귀찮았던 건 서류였다. 지금 거래하는 곳에 ‘이제 그만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왠지 미안하고 껄끄러웠다. 그쪽에서는 ‘갑자기 왜 그러시냐’고 할 텐데, 그 말에 대꾸할 구실을 만드는 게 더 힘들었다. 실제로 주위 사장님들 얘기 들어보면 기존 세무사 사무실에서 서류 넘겨주는 걸 늦게 해서 애먹은 적도 있다고 했다. 지금 나는 그냥 참고 있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눈치 보면서 기장을 맡겨야 하나 싶다. 중랑구 쪽에 있는 지인 사무실은 전담 직원이 따로 있어서 연락도 바로바로 된다던데, 우리 담당자는 연락 한 번 하려면 통화 대기 시간이 너무 길다. 그 시간에 그냥 내가 부가세 계산기 두드려보면서 끙끙대는 게 더 빠를 지경이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

내가 내는 이 기장료가 도대체 어디까지의 서비스를 포함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질문하면 ‘그건 담당자님께 물어보세요’라고 하고, 담당자는 ‘세무사님과 상의해보세요’라고 한다. 결국 아무도 시원하게 답을 안 해주는 구조랄까. 그렇다고 내가 세무 지식을 다 공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사업 규모가 크지 않으니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인가 싶기도 하다. 요즘엔 그냥 ‘내가 공부해서 직접 신고해볼까’ 하는 위험한 생각도 든다. 물론 세무사 없이 신고하다가 가산세 왕창 맞을까 봐 겁나서 실행은 못 하고 있다. 어쩌면 내가 너무 완벽한 서비스를 기대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냥 다들 이렇게 적당히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건지, 아니면 내가 운이 나빠서 매번 이런 곳만 걸리는 건지 알 길이 없다. 내년 초에는 정말 용기를 내서 다른 곳으로 옮겨볼까 싶지만, 또 귀찮음이 앞서서 ‘올해까지만 더 해보자’라며 다짐하고 있는 내가 참 웃기기도 하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계속 고민만 하는 이 상태가 제일 피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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