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게 시작한 경리 업무의 대가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장부 정리가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싶었다. 다들 경리나라 같은 프로그램을 쓰거나, 아니면 대충 엑셀로 정리해서 연말에 세무사무소에 넘기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막상 해보니까 보통 일이 아니었다. 특히 매달 들어오는 수많은 영수증과 법인카드 내역을 매칭하다 보면, 내가 지금 장사를 하는 건지 아니면 하루 종일 영수증과 씨름하는 회계 담당자가 된 건지 헷갈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꼬여버린 전표 처리와 영수증의 늪
한번은 거래명세표를 꼼꼼하게 정리하지 않고 대충 모아두기만 했다가 세무사무소 직원이 전화를 했던 적이 있다. 특정 날짜의 지출 금액이랑 실제 통장에서 빠져나간 금액이 10만 원 넘게 차이가 난다는 거다. 사무실 한구석 서랍을 다 뒤집어엎어서 겨우 찾아낸 건, 당시 급하게 밥을 먹고 결제했던 법인카드 영수증이 중간에 끼어있던 거였다. 그 작은 종이 한 장 때문에 며칠을 스트레스받았을 생각을 하니 허탈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나 싶어 괜히 머쓱해졌다. 그 뒤로 지출결의라는 걸 흉내 내며 기록을 해보려 했지만, 바쁜 날에는 또 미루게 되는 게 현실이다.
복식부기라는 거대한 벽
세무사무소에 매달 15만 원 정도를 수수료로 보내고 있는데, 사실 이 돈이 장부 기장까지 포함된 금액인지 가끔 헷갈린다. 가끔씩 궁금해서 물어보면 복식기장 의무자라서 어쩌고저쩌고 전문 용어를 늘어놓으시는데, 솔직히 그 말을 다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나는 내 매출이랑 비용이 제대로 세금 신고에 반영되기만 하면 되는 건데, 가끔은 내가 자료를 보내준 게 제대로 처리가 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안 설 때가 있다. 회계장부라는 게 사실은 사업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거라는데, 나한테는 그냥 매달 마감 기한에 쫓겨서 대충 구색만 갖추는 숙제 같은 느낌이다.
가끔은 아무것도 모르는 게 나을지도
뉴스에서 횡령 사건이나 장부 조작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물론 내가 그런 규모의 사업을 하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 내 회계장부를 샅샅이 뒤져서 앞뒤가 안 맞는 걸 지적한다고 생각하면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난다. 최근에 거래처 한 곳이 자산 처리 문제로 세무 조사를 받았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우리도 고정자산으로 잡아둔 낡은 차량 처리를 제대로 안 해서 나중에 문제가 되는 건 아닌지 갑자기 불안해졌다. 원칙적으로는 계산서 끊고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는데, 사실 소소하게 개인적으로 쓴 돈이랑 사업용 비용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고, 이걸 다 완벽하게 갈라놓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건지 가끔 의문이 든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구심
결국 세금 신고 기간이 다가오면 또다시 벼락치기로 자료를 정리하게 된다. 이게 맞는 건지, 아니면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는 건지 물어볼 사람도 마땅치 않다. 세무사무소에서는 다 알아서 해준다고는 하지만, 결국 그 ‘알아서’라는 과정에서 내가 챙겨주지 못한 부분은 그대로 구멍으로 남는 거 아닐까 싶다. 작년에는 어찌어찌 넘어갔는데, 올해는 또 무슨 지적을 받을지 사실 좀 두렵다. 다들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사업을 하는 건지, 아니면 나만 유독 이렇게 장부 정리에 시간을 쏟으며 쩔쩔매는 건지 모르겠다. 오늘 밤에도 밀린 카드 내역을 보며 한숨만 쉬고 있다.

전표 정리하는 거 정말 공감해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밤잠을 설쳤었는데, 꼼꼼함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으니 좀 나아진 것 같아요.
영수증 정리하는 게 정말 번거로워서, 엑셀로 관리하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요.
정말 공감해요. 복식부기 때문에 덩어리처럼 뭉쳐있으면, 작은 부분부터 꼼꼼히 확인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