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좀 덜 내보겠다고 시작한 공부가 이게 맞나 싶다
통장에 생각보다 여유 자금이 조금 생겼다. 정말 드문 일이라 기분이 좋긴 한데, 이걸 그냥 두자니 이자가 너무 아쉽고 그렇다고 섣불리 주식 계좌에 넣자니 변동성이 무서웠다. 요즘 은행 앱마다 연금 절세 전략이니 뭐니 알림이 하도 많이 와서, 나도 모르게 홀린 듯이 개인연금 계좌를 열어봤다. 예전에는 그냥 회사에서 하라는 대로 대충 넣었는데, 요새는 ISA 만기 자금을 여기로 옮기면 세액공제를 더 해준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그게 무슨 소린지 하나도 이해가 안 됐다. 전환 금액의 10%를 추가 공제해 준다는 건지, 한도가 따로 있는 건지 검색해봐도 다들 너무 어려운 용어만 써놔서 읽다가 창을 닫기를 몇 번 반복했는지 모른다.
SOL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가 눈에 밟혔던 이유
앱을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신한자산운용의 ‘SOL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라는 걸 봤다. 5월 분배금이 217원 들어왔다는 기사를 봤는데, 이게 타겟커버드콜이라는 전략을 쓴단다. 예전에 그냥 커버드콜 상품에 투자했다가 시장이 오를 때 수익이 하나도 안 나서 낭패를 본 적이 있어서, 솔직히 처음에 상품 이름을 봤을 때는 거부감부터 들었다. 그런데 이건 옵션 매도 비중을 조절해서 시장이 오를 때도 어느 정도 참여할 수 있다고 하더라. 게다가 일반 계좌에서 투자할 때 해외 상품보다 세금 부담이 낮다는 점이 자꾸 마음을 끌었다. 사실 내 성격에 매일 시세 확인하면서 옵션을 조절할 리는 없고, 그냥 이렇게 자동으로 관리해주는 방식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 창구는 가기 귀찮고 앱은 너무 불친절하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요즘 반도체 회사 다니는 분들 대상으로 연금 세미나를 그렇게 많이 한다는데, 나는 그런 대상도 아니라서 혼자 끙끙 앓고 있다. 국민은행 같은 곳은 임직원 대상 세미나를 4회씩이나 한다니 괜히 부러워지기도 한다. 내 자산 규모가 그렇게 큰 것도 아닌데 PB 센터를 갈 수도 없고, 결국 남은 건 스스로 공부하는 것뿐인데 이게 참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ISA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전환하는 절차 자체가 복잡한 건 아닌데, 막상 버튼을 누르려니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선택이 정말 최선인지 확신이 안 서는 거다. 한 달에 몇십만 원 더 아끼자고 이렇게까지 머리를 써야 하나 싶으면서도, 막상 연말정산 때 뱉어내는 세금을 생각하면 또 멈출 수가 없다.
예적금은 답이 없고 연금은 묶일까 봐 불안하고
예적금 금리는 이제 매력이 없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다들 마이머니 같은 통합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는 것 같은데, 나도 비슷한 앱을 깔아서 포트폴리오니 뭐니 보고 있긴 하다. 그런데 문제는 막상 돈을 연금계좌에 넣어버리면 나중에 정말 급전이 필요할 때 묶여버리는 게 가장 큰 걱정이다. 연금계좌라는 게 말 그대로 노후를 위해 묶어두는 돈인데, 당장 다음 달 카드값을 걱정해야 하는 입장에서 노후를 고민한다는 게 조금 먼 미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도 오전 내내 커뮤니티 글을 몇 개나 읽었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다들 똑똑하게 잘 굴리는 것 같은데, 왜 나만 하면 이렇게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일단 조금만 넣어보기로 했다
결국 고민 끝에 일단 ISA 만기 자금의 일부만 연금계좌로 넘기기로 결정했다. 다 넘겼다가 나중에 후회할까 봐 소심하게 내린 결정이다. 연간 세액공제 한도라는 게 있어서 무작정 많이 넣는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또 나중에 돈이 필요할 때 중도 해지하면 가산세가 어쩌고 하는 소리에 겁부터 났다. 이 정도로 하면 대충 되겠지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좀 더 공격적으로 운용했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마음이 갈팡질팡한다. 아마 다음 달쯤 되면 또 다른 금융 상품 기사를 보고 마음이 바뀔지도 모른다. 그냥 이번에는 이대로 두고 내년 연말정산 때 조금이라도 세금이 줄어드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그전까지는 너무 자주 들여다보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